안녕하세요!
오늘은 소설 <홍학의 자리>를 가져와 봤습니다.
결론은 재밌습니다.
초반부 스포는 있지만 거의 대다수 내용은 숨김처리(?)했습니다^^
그럼 시작해 볼게요!
***
이런 게 페이지 터너구나...
간만에 제대로 뒷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책이 생겼다. 아, 어떻게 되는 거지...
홍학의 자리.
몇 페이지 읽지 않았는데도 강력하게 독자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이야기는 다현이 호수에 빠지면서 시작된다. 다현이 호수에 빠지는 것을 바라보는 준후. 호수를 뒤로 하고 나오면서 준후가 자문한다.
그런데 다현은 누가 죽였을까.
준후는 시골 고등학교로 전근 온지 - 아내와의 관계가 좋지 않아 잠시 떨어져 지내기로 하면서 전근을 오게 된다 - 얼마되지 않은 선생이다. 연세가 지긋한 선생님들이 많은 탓에 알게 모르게 자잘한 일들이 - 상대적으로 - 젊은 준후에게 넘어와 야근이 잦은 준후. 그날도 혼자 남아 야근을 하는데 다현에게 문자가 온다.
나쁜 짓?
준후는 동의하고 다현은 늦은 시간에 학교로 찾아온다. 둘은 담임선생과 학생으로 부적절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관계를 가지고 - 70대의 - 경비원이 야간순찰을 할 시간이라 다시 교무실로 향한다. 잘 빠져 나갔는지 묻는 문자에도 다현이 답을 주지 않자 이상하게 생각하여 준후는 그들의 교실인 3층으로 다시 올라간다. 그런데 다현이 목을 매고 있다. 그것도 아까 관계가 끝난 직후 나체의 상태로. 급히 노끈을 끊어내서 다현을 끌어내려보지만 목에는 상처가 나 있고 피가 나고 있고 숨을 쉬지 않는다. 준후는 언젠가 배웠던 심폐소생술을 해 보지만 다현의 숨을 돌아오지 않는다.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할까, 싶지만 그렇게 되면 자신과 다현의 관계가 세상에 알려지고 만다. 준후는 다현의 사체를 시골이라 거의 사람이 가지 않은 삼은호수에 버리기로 결정한다.
경비원의 시선과 CCTV를 피해 다현의 사체를 옮기는 게 녹록하지 않았지만 준후는 모든 것을 무사히 해낸다. 몇 일 동안 - 당연히 - 결석한 다현을 경찰에게 실종신고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초반부부터 휘몰아치듯이 사건이 벌어진다. 어찌보면 식상한 소재인 교내 살인사건, 원조교제를 들여왔지만 어찌됐든 초반부부터 독자의 머릿속에 '미스터리'가 생긴다.
진범은 누구일까.
그리고 끝내 준후는 잡히지 않을까.
연륜이 깊은 강치수라는 형사와 준후 사이의 긴장감도 작품을 끌고 가는데 큰 몫을 한다.
모든 사실이 밝혀지는 후반 20페이지까지만 해도 '페이지터너'로서의 작가의 솜씨에 엄지를 들어주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결말부분이 나름의 작가로서의 '반전'을 꾀했다고 하기에는 뭔가 억지스럽고 작위적이라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작품을 다 읽고 나서야 고개가 끄덕거려졌다.
책을 선물해 주신 승만님께서, 어? 이거 주시는 거에요?라고 내가 묻자, 별로 소장하고 싶지 않아서요, 라며 씁쓸한 미소를 띄었던 이유에 대해서. 그렇지만 재밌어요, 라고 했던 이유에 대해서.
결말을 알기 전까지만 해도 여기 저기 강력하게 추천할 정도로 몰입감이 있었다. 결말의 수위(?)를 조금 조절했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약간의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인정할 건 인정해야겠다.
확실히 재미있는 책이다.
어제는 <검은 사제들>, <사바하>로 한국 오컬트 영화를 자리매김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하는 장재현 감독의 신작 <파묘>를 봤다. 호불호가 갈린다고들 하지만 - 사바하를 굉장히 재밌게 봤던 나로서는 후반의 다소 과한 설정이 아쉽기는 했지만 - 재밌게 봤다. 어찌됐든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끝까지 독자나 관객들의 혼을 빠지게 하는 이야기꾼에 대해 이 자리를 빌어 '경외'를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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