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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책 강력추천: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by 북노마드 2025.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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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책은 스탠퍼드대학교 신경과학자 부교수이자 뇌과학자인 데이비드 이글먼이 저술했으며 2024년에 나왔습니다. 즉 근자까지의 연구결과가 과학자의 시선으로 정리되어 신뢰도가 높은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책이 던지고 있는 큰 질문을 요약하자면 아마 이럴 겁니다.

 

우리의 말과 행동은 정말 우리가 의식한대로 결정되는 것일까요?

 

책의 저자가 내린 결론은 제목에서 암시하는 것처럼 '의식'보다는 '무의식'입니다. 책에서는 무의식을 좀비 시스템, 자동제어장치와 같은 용어들을 자주 사용합니다.

 

병아리 감별사의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1950?60?70?년대의 시기에는 지금처럼 먹을 게 풍부했던 시기가 아니라서 알을 낳는 암탉을 구분해내어 죽지 않게 잘 관리를 해야 해서 병아리 감별기능이 중요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병아리 감별사라는 직업이 있었고 특히 일본이 유명했다고 합니다. 전세계에서 일본으로 유학을 올 정도였다고 하니까요. 암수는 병아리의 꽁무니 부분을 보고 구분하는 것인데, 외관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감별사들은 몇 번 쳐다보면 구분을 해 내는데, 흥미로운 것은 감별사 본인도 어떻게 구분하는지 언어로 표현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교육을 받는 방식도 감별사가 눈 앞에서 암수 병아리를 구분하는 모습을 지켜 보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걸 몇 번 반복을 하게 되면 학생들도 어느 순간 암수를 구분할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즉 의식이 아니라 말로 설명할 수 있는 뇌의 저변 부분이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걸 실용적인 관점에서 생각해보겠습니다. 그러니까 직장 내에서 소위 라이벌이라는 존재가 있는 것이 역량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그의 화법이나 업무스타일을 배우게 될 겁니다. 만약 협상의 대가가 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협상의 대가의 측근에서 바로 그가 협상하는 방식을 볼 수 있다면 베스트겠지만 불가능하다면 녹화된 영상이나 녹취기록을 보는 것만으로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습득할 수 있다는 예상을 해볼 수 있습니다.

 

외야수가 날아오는 야구공을 잡는 방식도 볼의 궤적, 가속도 등을 의식적으로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수백, 수천 번의 연습을 통해서 볼이 낙하하는 지점을 뇌 또는 몸이 저절로 알게 되면서 가능해진다는 겁니다.

 

물론 그렇다고 의식의 역할이 전혀 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의식은 우리가 인지할 수 없는 거대한 저변의 시스템인 무의식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고 방향을 잡아줄 수 있다는 겁니다. 누구나 경험을 해 보셨을 것 같은데요. 스마트폰을 새로 사거나 새로운 모델로 바꾸고 싶을 때나 자동차를 새로 살 생각이 있으면 바깥 세상에 나오면 오로지 다른 사람의 손에 들려 있는 스마트폰만 눈에 보이고, 지금껏 보이지 않던 차량들이 굴러다니는 게 보이죠. 의식이 무의식을 그런 방향으로 굴러 가게끔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입니다.

 

 

미국의 충격적인 대학살의 살인자 중의 하나의 뇌를 - 모든 살인자의 뇌를 열어본 것은 아니지만 개중 한 명의 뇌를 - 열어본 결과 종양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다가 어느날 본인의 남편이 아동성애자적 성향을 보이기 시작했는데 알고보니 뇌에 종양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사실, 즉 그가 자신의 의식나 의지와는 상관없는 그의 뇌의 이상을 근거로 처벌을 완화할 수 있느냐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이며 책에서도 가볍지 않게 다루고 있습니다(책에서는 범법자의 뇌에 물리적 또는 화학적 치료를 통해 범죄의 재발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의학적 가능성이 담보된다면 단순히 몇 년 동안 사회로부터 격리보다 우선시하는 미래 지향적인 사법 시스템을 제안하기도 합니다).

 

한 가지 더 재밌었던 부분은 이 책은 유전자의 차이, 즉 선천적인 능력의 차이를 인정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과연 환경의 역할은 얼마나 중요한가, 라는 질문에 대한 실험이었습니다. 폭력성을 보이는 유전자(아래 : 폭력 유전자)를 타고난 원숭이와 그 유전자 보유하지 않는 원숭이를 어미의 보살핌을 노출한 경우와 폭력성을 보이는 또래집단에 노출한 경우입니다. 폭력 유전자가 없는 원숭이는 환경에 상관없이 폭력성을 갖지 않고 자랍니다. 그렇지만 폭력 유전자가 있는 경우에도 어미의 보살핌을 받게 되면 폭력성이 발현되지 않는다고 합니다(또래집단에 노출시 발현됨). 형질적으로 타고난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환경의 영향이 중요하다는 시사점을 보여줍니다(헐리우드 영화의 흔한 대사처럼 '우리의 후대를 위해 좀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듭시다'는 과학적 이유가 충분한 거죠).

 

이 외에도 흥미를 끄는 사례들이 넘쳐나는 책이라 넷플릭스의 유혹에도 몰입해서 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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