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위대한 펀드 매너지 피터 린치가 말했던 "생활 속에서 발견하라"라는 말의 진의를 살펴보겠습니다.
혹시 이런 생각 안 해 보셨나요?
투자를 하기 전에 기업을 열심히 공부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관심 가는 기업을 찾고, 그 기업이 속한 산업현황, 전망, 그 기업의 재무제표를 샅샅이 분석하면서, 성장성 하나만은 확실하다 싶은 기업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매출과 이익성장율이 두자리수를 계속 유지하면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기업.
게다가 부채비율도 적고, 현금보유량도 많습니다. 부채가 적고 현금이 많다는 것은 IMF와 같은 경제위기가 와도 망하기 않고 버틸 수 있다는 말입니다. 거래처에서 돈이 안 들어와도 빌린 돈을 갚을 자금이 충분하기 때문에 흑자도산 이런 것도 피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1. 기업분석 끝에 찾은 알짜 성장기업
제가 작년에 찾은 그런 기업 중 하나가 바로 "지니뮤직"이었습니다.
작년 여름에 발견한 기업입니다. 한창 재무제표를 공부했던 시절이었습니다. 당시 열심히 분석했습니다. 자료의 일부 캡쳐화면입니다.
매출과 이익의 상승세가 어마어마합니다.
매출액은 18년에 전년대비 10%, 19년에는 18년대비 무려 34.6%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8년에는 전년대비 무려 186.8%, 19년에도 18년대비 18%나 성장합니다.
여기가 알짜다!!! 싶었습니다. 재무제표를 보고 솔직히 소리 지를 뻔 했습니다.
사실 올해 반기보고서 (21년 6월기준)를 보면 매출액 증가세는 다소 주춤해 보이지만, 영업이익 성장세(약 38% 신장)는 아직도 대단합니다.
21년 6월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보면 유동자산, 즉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1736억원입니다. 유동부채, 즉 바로 갚아야 할 부채는 795억입니다. 유동자산의 유동부채의 2배 수준입니다. 꽤나 탄탄하지요?
그런데 유동자산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아무리 유동자산이 있다고 하더라도 현금화 과정이 필요합니다. 경제위기가 왔다고 하면 매출채권이 현금화가 안 될 확률이 높겠죠? 많은 거래처들이 역시나 자금압박을 받고 있을 테니까요.
지니뮤직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이 477억원입니다. 유동부채가 795억입니다. 나쁘지 않습니다. 제가 경제위기를 가정한 것이니, 실제의 경제 사이클에서는 큰 문제가 없는 기업입니다.
반기보고서를 보면 전년대비 다소 주춤해 보이는 것 같지만 나쁘지 않은 구조입니다.
사업의 현황을 보면 확실히 사양사업군이 된 MP3 다운로드는 "판매종료"로 아예 사업을 접었습니다. 그리고 특이한 점은 월 30곡, 50곡 다운로드 서비스도 접었습니다. 아마 생각보다 이익이 나지 않아서, 이지 않았을까 짐작해봅니다.
2. 그런데 내가 한번도 체험해 보지 않은 기업이라면?
그런데 저는 음악을 지니뮤직으로 듣지 않습니다. 피터 린치가 말했던 조언대로 생활 속에서 발견해야 하는데, 정작 자신이 소비하지 않는 기업의 주식은 투자해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
이건 전기차 투자도 마찬가지겠지요? 굳이 전기차를 타지 않아도 사실 테슬라에 투자할 수 있고, 굳이 아이폰, 아이패드 유저가 아닌 갤럭시 애호가일지라도 애플 주식을 살 수 있습니다.
너무 뻔한 질문을 왜 던지냐, 라고 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 저는 이 질문이 핵심이라고 봅니다. 특히나 장기투자에 있어서는 말입니다.
본인이 실제로 사용해 보지 않는 서비스나 제품의 회사에는 투자하지 말라.
특히나 장기투자에서는 더욱 더 중요한 원칙입니다.
유튜브에서 미국의 어떤 기업을 찍습니다. 이 기업이 4차산업혁명을 넘어서 향후 10년 20년을 이끌어갈 기업이다.
그 주식 사시고, 10년 보유할 자신 있으신가요?
없으실 겁니다. 여러분은 그 기업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고령화되니 헬스산업에 투자해야 해, 라고 하면서 어떤 특정 헬스산업 기업을 사셨다고 하면 버틸 수 있습니까? 이런 면에서는 헬스산업 기업을 묶은 ETF나 펀드는 그나마 나름 그 산업군 전체에 투자한 것이나 낫습니다. 그런데 당신이 1도 잘 모르는 특정기업에 장기투자하는 것은 미친 짓입니다. 당연히 몇 개월도 버티지 못합니다.
여기서, 저에게 워런 버핏은 맥북 안 쓰던데, 라고 반박하시는 분 분명 계실 겁니다.
저기 말입니다. 워런 버핏은 애플의 재무제표를 아마 외울 정도로 들여다 봤을 거고, 몇 십년치를 족히 꿰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들의 사업현황에 대해서도 줄줄이 알사탕으로 입에서 나올 것이고, 소비자의 애플 소비행태에 대해 엄청나게 많이 알고 있을 겁니다. 본인이 사용하지 않더라도 기업에 대한 엄청난 공부를 통해 그 기업에 대한 확신이 엄청나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제가 지니뮤직을 공부한 것은 겨우 3년치 정도의 재무제표였습니다. 그것도 잘 매출, 영업이익, 자산의 규모 정도입니다. 정확히 지니뮤직이 어떻게 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향후 5년, 10년의 성장세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 저는 모릅니다. 그런 상황에서 지니뮤직 이용을 단 한번도 안 해 봤습니다.
단 한번도 로블록스나 제페토를 이용도 안 해 본 사람이 메타버스에 투자하겠다고 나서는 것과 같은 형국입니다.
3. 묻지마 장기투자? 어차피 20년 뒤 100배 주식이야!!!
자, 묻겠습니다.
전기 자동차 가지고 계세요?
전기 자동차 충전소에서 충전 한 번 해 보셨나요?
수소차 가지고 계세요?
이런 질문이 얼토당토 않다고 생각하신다면, 저에게 전기 자동차의 미래에 대해 5분간 설명해 보십시오. 못 하실 겁니다. 겨우 이정도 하실 겁니다.
앞으로는 환경이 중요한 시대가 도래하니, 당연히 기존의 화석연료보다 전기라는 친환경에너지를 활용하는 전기차가 대세가 될 것이다.
이건 초등학생도 아는 말입니다. 혹시 이런 생각으로 테슬라 투자하고 계시나요?
웃기지 마! 아마존 20년 전에 사 놨으면 100배 올랐어, 라고 하시는 분들 계실 겁니다. 그러니 테슬라도 20년 뒤에는 100배 올라 있을 수 있어!
※ 아마존 주식은 2000년 초에 30$였는데 지금은 3400$ 수준이니 20년 보유했을 경우 100배 올랐습니다.
이런 생각이시라면 지금 100만원 사놓고 묻어두십시오. 20년 뒤에 1억 되어 있을 테니까요. 이런 분들은 장담하는데 50%나 100% 되었을 때 매도하실 겁니다. 아니, 100% 되었다가 70% 60%로 거꾸라질 때 에잇, 하고 팔아버리실 겁니다. 제가 열 손가락 겁니다.
사실 성공도 운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하시만 운의 영역도 노력이 병행되어야 더 따라 붙는다고 믿습니다.
4. 장기투자는 운의 영역이 아니다
다시 묻겠습니다.
제페토에서 아바타 가지고 놀아보셨어요?
로블록스에서 놀아보셨어요?
이 정도는 여러분 하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이 정도 해 보면서, 그 기업을 온 몸으로 알아가야 10년, 아니 최소 5년이라도 장기투자할 수 있습니다.
확증편향이라고 합니다. 사실 저는 요새 너무나 유행하고 있는 시크릿 같은 책은 확실한 "확증편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어쩔 수 없이 인간은 본디 확증편향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무슨 짓을 해도 이뻐 보이지만, 내가 싫어하는 사람은 무슨 짓을 해도 혐오스럽습니다. 그게 확증편향입니다.
장기투자를 하라면 본디 확증편향이 있어야 하고, 그게 아주 강해야 합니다.
그게 강하려면 그 기업에 대해 집착이라 싶을 정도로 잘 알아야 합니다. 그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나 제품을 만지작 만지작 거랴야 합니다.
웹툰을 한번도 보지 않은 사람이 "디앤씨미디어"(나혼자레벨업 웹툰 보유회사)에 투자한다고 하면 장기투자할 수 있을까요?
나혼자레벨업을 보고, 이건 진짜다, K 웹툰의 미래는 엄청 밝다라는 자기 확신이 있을 때에만 장기투자가 가능합니다.
여러분이 투자하고 싶은 기업의 서비스나 제품을 만지작 만지작 거려 보세요.
여러분이 매일, 그리고 자주 만지작 만지작거리는 서비스나 제품의 기업에 투자하세요!
이게 피터 핀치가 말한 "생활 속에서 발견하라"는 말의 진의입니다.
그럼 부자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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