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저번 시간에 제가 <투자의 본질>에 대해 말씀 드렸습니다.
<투자의 본질>이 뭐였죠?
투자의 본질: 무엇보다 확실한 기업을 찾아라!
확실한 기업을 찾는다, 였습니다.
그럼 확실한 기업을 어떻게 찾는지 한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천슬라가 된 테슬라를 작년에 놓치다.
오늘 테슬라가 천슬라가 되었습니다.
테슬라가 작년 하반기에 1주당 5주로 액면분할을 했으니, 액면분할 전으로 계산하면 5000달러가 된 셈입니다.
작년 상반기에 400$에 도달했을 때 꽤 오래 테슬라에 장투하신 제가 잘 자주 보는 유튜버께서 축하영상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때라도 샀으면 12.5배가 되었습니다. 즉 1억앗치를 사 놨으면 지금 테슬라로 12.5억을 손에 쥐게 된 셈입니다.
대단하지요?
그런데 액면분할 전 1000$일 때도 저는 못 샀습니다. 제 지인 중 한 명은 테슬라의 힘을 믿어서 지금이라도 들어가야 한다고 샀습니다. 중간에 매도를 했기에 초대박은 안 났지만 꽤 많은 금액을 투자했기에 수익금액도 꽤 높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때 저는 제 지인에게 700$로 떨어지면 사겠다고 했습니다. 물론 그 시기는 아시다시피 영원히 오지 않았습니다.
아쉽습니다.
그런데 시간을 돌려 다시 그 시기가 온다고 하더라도 저는 아마 테슬라를 못 샀을 겁니다. 지금은요?
지금도 역시 높다라고 생각하니 못 살 겁니다. 몇 달 뒤에 이천슬라(*액면분할 전으로 계산하면 주당 만달러수준)라는 기사가 뜰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두렵습니다. 그래서 사지 않을 생각입니다. 물론 지금도 지난 몇 개월을 후회하지만 말입니다.
2. 싸게 사라는 짐 로저스의 조언
짐 로저스가 저와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로저스는 자신은 비싸게 사는 법을 모르고 오로지 싸게 사는 법만을 안다고 말했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사실 이론상으로는 짐 로저스의 말도 옳지 않습니다. 비싼 것이 더 비싸질 확률과 더 싸질 확률, 그리고 싼 것이 더 싸질 확률과 비싸질 확률은 같습니다. 왜 우리가 코로나 때 대폭락한 항공주식을 많이들 사 보셨을텐데(*저는 항공주 애호가였습니다, 지금은 더는 안 사지만) 싸다고 샀는데, 더 싸지지 않습니까?
물론 짐 로저스 주장의 핵심은 아무도 보지 못하고 소외당하고 있을 때, 즉 그 종목이 본디 가치를 가격이 담고 있지 못하고 있을 때 사라는 얘기입니다. 아니, 이렇게 좋은 것이 이 가격이라고, 이런 느낌이 올 때 말입니다.
이걸 주식용어로 말하면 "소형성장주"라고 합니다.
전설적인 펀드매니저인 피터 린치가 가장 선호하는 투자 방식이기도 했습니다. 10배짜리 주식을 의미하는 텐배거라는 말을 만들어 낸 장본인이기도 하니까 말입니다.
3. 소형성장주의 진정한 의미는?
성장주라는 말은 확장성을 의미합니다.
제가 잘 아는 개인투자자 중에 영화광이신 분이 계셨습니다. 게다가 그 분은 직업이 영어쪽과 관련이 있어서 영어를 엄청 잘 하십니다.
이 분이 넷플릭스가 미국에서만 서비스가 될 때, 즉 우리말 자막으로 서비스가 되지 않을 때부터 넷플릭스로 영화나 드라마를 봤던 분입니다.
이 분이 두둥- 울리는 넷플릭스만 보고 시간을 허비했을까요?
아닙니다. 이 분은 넷플릭스를 시청하고 나서, 즉 나의 소중한 시간을 이렇게 앗아가는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보고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만약에 넷플릭스에 미국 땅을 벗어나, 전세계에 서비스되는 날이 온다면?
그리고 넷플릭스 주식을 매수했습니다.
언제 팔았냐구요?
넷플릭스가 한국 땅에 서비스를 시작하는 시점에요.
지금 돌이켜보면 그 분은 대단히 큰 상승장을 놓쳤을 수도 있습니다. 너무 빨리 매도한 것 아니야, 싶은.
매수매도 시점을 말씀드리려고 하는 게 아니니, 여기까지 하고, 바로 이런 게 "성장성"(*다른 말로 "확장성"이라고도 하는)입니다.
추가로 말씀드리면 그 분이 바로 테슬라 400$ 때 축하방송을 했던 유튜버 분이십니다. 즉 넷플에서 테슬라로 갈아탔습니다. 테슬라 투자 시에 테슬라에 몰빵하셨습니다.
이유는요?
넷플릭스 투자했을 때와 같습니다.
맨처음 테슬라를 보고는 전기차의 미래를 상상해 보셨다고 합니다.
지금의 내연기관차가 다 전기차로 바뀐다면?
그리고 전기차에만 국한이 될까? 전기차, 전기 비행기, 전기배 등등 모든 운송수단들이 전기로 움직이는 날이 올 것이다.
여기에서도 그 분은 역시 "성장성"을 봤습니다.
이 분도 언제 들어갔습니까? 아무도 테슬라를 거들떠 보지 않을 때였습니다. 정말 큰 돈을 버는 사람들은 "성장성"을 볼 것입니다.
4. 가공육(대체육) 시장으로 살펴 본 "성장성"의 의미
가공육(대체육) 시장에 대해서도 제가 일전에 포스팅해 드렸습니다.
대표적인 기업이 비욘드 미트가 있는데, 엊그제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이 되어 하룻밤 사이에 무려 10% 넘게 하락했습니다. 저도 가지고 있다가 매도를 했던 주식아고, 저번 글에서 밝혀드린대로 그 기업의 비전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주식을 매수할 타이밍만 보고 있던 찰나라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마음으로 산다고 해도 하루밤 사이에 10% 넘게 폭락하면 사실 마음관리하가 쉽지가 않습니다.
대체육 시장의 성장성은 어떻습니까?
솔직히 글쎄요, 입니다.
좀더 건강하고 젊게 살고 싶어하는 인간이지만, 채식이 인간에게 유익하다는 이론과 적절한 육식이 필요하다는 이론이 상충되고 있으니 아무래도 건강상의 이유로 가공육을 먹는 사람들 얼마나 많아질지는 시간을 10년, 20년 더 앞으로 돌린다고 해도 여전히 의뭉스럽습니다.
동물학대와 같은 윤리적인 이유로 비건이 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비중이 지금에 비해서 미래에 더 많아질 것 같지도 않아 보입니다. 인간사는 평균이 지배하기에 그 선한 논리로 무장한 사람들이 급격히 증가하지도 않을 겁니다.
그래도 가공육이 맛있다고 하면, 즉 지금의 고기맛을 거의 대체한다고 하면 어느 정도는 시장의 파이를 차지할 수는 있다고 초긍정적으로 해석한다고 치더라도, 문제는 역시나 경쟁자의 등장입니다. 초기에는 비욘드 미트와 경쟁하는 업체들이 많지 않았으나, 기술력의 증가로 많은 업체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성장성의 관점에서
1. 앞으로 대체육 시장의 크기가 크게 커질 것 같지 않다.
2. 비욘드미트가 그 시장을 모두 장악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라면 여러분은 비욘드미트에 투자하시겠습니까? 아니, 대체육 시장의 기업에 투자하시겠습니까?
5.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성장성을 확인할 것인가?
자, 그런데 이 생각도 제가 그냥 제 머리로 생각한 결론일 뿐입니다. 레고가 비디오 게임의 등장으로 몰락의 길을 걷고 있을 때, 레고에게 성인용 블록의 개발을 제안해서 역사의 뒤안길을 걸을 뻔한 레고가 다시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게 한 컨설팅 업체가 있습니다. 레드 어소시에이츠입니다. 이 컨설팅 업체는 레고 뿐만 아니라 수많은 기업들에게 큰 수익을 안겨 줬습니다. 그들이 컨설팅을 하는 방법이 이렇습니다.
1. 포괄적 접근
고객의 데이터, 즉 숫자를 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데이터를 살펴본 뒤, 이를 토대로 회사 안팎의 관계자와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한다. 고객을 관찰하고 그들의 일상으로 파고든다. 실제 고객의 행동과 인식이 '기업이 갖고 있던 고객에 대한 이미지'와 어떻게 얼마나 다른지 파악한다. 그 격차가 공략해야 할 지점이다.
2. 현장 중심 관찰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실제 고객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찰한다. 예컨대, 노후 자금을 저축하는 금융 상품을 설계한다면, 늙는다는 것이 인간에게 어던 의미인지, 노후 자금이 없으면 어떤 곤란을 겪게 되는지부터 연구한다. 어떤 현상과 이에 대한 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의 진상을 파악한다.
3. 가설 없는 탐구
낡은 가설은 지금 상황에 맞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편견이 없는 상태일 때 새로운 발견이 이뤄진다.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내려면 차라리 '무지'에서 시작하는 게 더 낫다. - 책 "레드의 법칙" 中
어떻습니까?
저는 이 방법을 읽으면서 기업추적에도 똑같이 적용되겠구나, 싶었습니다. 재무제표만으로는 절대 그 기업의 성장성을 따질 수 없습니다. 요새 어떤 세상인데 발품을 파냐, 라는 분이 계시는데, 발품, 즉 그 기업을 직접 방문해 보는 것은 여러분이 "확신"이 있는 "확실"한 기업을 찾는데 필수적인 조건입니다.
확실한 기업은 발품을 직접 팔아 그 기업의 내부를 살피고, 그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 기업에서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해 보고서야 알 수 있습니다.
마치 제가 존경하는 개인 투자자분이 넷플릭스를 직접 보고, 테슬라를 직접 만져보고 그 가능성을 점친 것처럼 말입니다.
평상시에 공부를 하는만큼 그 기업에 대해 더 확신이 생기실 겁니다. 제가 아시는 개인투자자분(*위에서 언급이 된 분 말고 다른 분)은 길게는 5년 넘게도 한 기업을 관찰한다고 합니다. 얼마나 그 기업을 속속들이 아시겠습니까? 무려 5년입니다.
0. 나오면서
부자가 되는 방법은 어쩌면 간단합니다.
성실하게 "확실"한 기업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혼을 바쳐 연구한 기업과 동행하면 당신은 어느 순간 부자가 되어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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