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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공부가 돈이 되는 시간

"두 도시 이야기(찰스 디킨스)" 제대로 번역한 출판사는?

by 북노마드 2022.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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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기원, 7년의 밤 등으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정유정 작가가 말하는 최고의 이야기꾼은 누구일까요?

 

그녀는 서스펜스를 만드는 능력은 스티븐 킹에게 배웠고, 킹을 하느님으로 모신다고 말하면서도, 최고의 이야기꾼으로는 찰스 디킨스를 꼽습니다.

 

찰스 디킨스는 셰익스피어와 더불어서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라고 합니다. 

 

 

올리버 트위스트, 크리스마스 캐롤은 워낙 유명해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바로 그 작품을 쓴 사람이 찰스 디킨스입니다.

 

우연찮게 "위대한 유산"이라는 작품을 읽었는데, 아니 이 사람 이렇게 소설을 재미있게 쓰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번역이 좋지 않아서 아쉬웠지만, 이야기 하나만큼은 번역에 상관없이 정말 재미나게 잘 씁니다.

 

자, 그의 소설 중에서 또 하나의 역작인 "두 도시 이야기"를 원문(영어)과 비교해서 가장 잘 번역한 출판사를 찾아보겠습니다. 


번역은 반역이라는 우스개소리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번역 따위야,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으나,

그걸 가리는 시간에 한자라도 더 읽는 게 남는거라 생각했는데,

저자의 의도를 차치하더라도,
번역에 따라 책(*소설)의 내용이 얼마큼 다르게 독자에게 읽힐 수 있는지, 새삼 깨닫는 요즘이라,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 번역 비교 시작해 보겠습니다.


[원문]

It was the best of times, it was the worst of times, it was the age of wisdom, it was the age of foolishness, it was the epoch of belief, it was the epoch of incredulity, it was the season of Light, it was the season of Darkness, it was the spring of hope, it was the winter of despair, we had everything before us, we had nothing before us, we were all going direct to Heaven, we were all going direct the other way—in short, the period was so far like the present period, that some of its noisiest authorities insisted on its being received, for good or for evil, in the superlative degree of comparison only.

There were a king with a large jaw and a queen with a plain face, on the throne of England; there were a king with a large jaw and a queen with a fair face, on the throne of France. In both countries it was clearer than crystal to the lords of the State preserves of loaves and fishes, that things in general were settled for ever.


# 딱 봐도 대단합니다. 문장의 리듬, 두운, 압운이 보이나요? 

 

It was the best of times, it was the worst of times....

 

완벽하게 대칭을 이루는 문장들...

 

 

There were a king with a large jaw and a queen with a plain face, on the throne of England; there were a king with a large jaw and a queen with a fair face, on the throne of France

 

과연 이런 소설을 제대로 번역할 수 있을까요?


[창비 세계문학] 

최고의 시간이었고, 최악의 시간이었다. 지혜의 시대였고,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믿음의 세기였고, 불신의 세기였다. 빛의 계절이었고,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었고, 절망의 겨울이었다. 우리 앞에 모든 것이 있었고, 우리 앞에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 모두 천국으로 가고 있었고, 우리 모두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요컨대 그 시대는 현재 시대와 아주 비슷해서, 그 시대의 가장 요란한 권위자들 중 일부는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그 시대가 최상급으로만 견주어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고집했다. 

영국의 왕좌에는 턱이 큰 왕과 평범한 얼굴의 왕비가 있었다. 프랑스의 왕좌에는 턱이 큰 왕과 아름다운 얼굴의 왕비가 있었다. 양쪽 나라 모두 빵과 물고기의 보존을 관장하는 귀족들에겐 전반적으로 상황이 영원이 이렇게 고정적임이 너무나도 분명했다.

 

>>> its noisiest authorities를 요란한 권위자, 라고 번역했으며, the lords of the State preserves of loaves and fishes, 즉 빵과 물고기를 원문에 충실하게 번역했습니다.


[허밍버드]

최고의 시간이면서 최악의 시간이었다. 지혜의 시대였지만 어리석음의 시대이기도 했다. 믿음의 신기원이 도래함과 동시에 불신의 신기원이 열렸다. 빛의 계절이며서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었지만 절망의 겨울이기도 했다. 우리는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다가도 모든 것을 다 잃은 것 같았다. 다 함께 천국으로 향하다가도 지옥으로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 지금도 물론 그런 식이지만, 언론과 정계의 목소리 큰 거물들은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그 시대가 극단적으로 보여지길 원했다.
당시 영국에는 턱이 큰 왕과 얼굴이 밋밋한 왕비가 있었고, 프랑스에는 턱이 큰 왕과 얼굴이 아름다운 왕비가 있었다. 재정을 관리하는 두 나라 각료들의 눈에는 그저 모든 것이 안정되어 보였다. 또한 앞으로도 계속 그러리라는 믿음에 추호의 의심도 없었다.

 

>>> its noisiest authorities를 언론과 정계의 목소리 큰 거물, 이라고 번역했으며, the lords of the State preserves of loaves and fishes, 즉 빵과 물고기를 재정을 관리하는, 이라고 번역했습니다.


[비꽃]

제일 좋은 시절이면서 제일 나쁜 시절이고, 지혜로운 시대면서 어리석은 시대고, 믿음이 가득한 세월이면서 불신이 넘치는 세월이고, 빛이 넘치는 계절이면서 어둠이 가득한 계절이고, 희망이 새록새록 피어나는 봄이면서 절망이 지배하는 겨울이었다. 우리 앞에는 모든 게 있지만 하나도 없고, 우리 모두 천국으로 곧장 나아가면서 지옥으로 곧장 떨어졌다. 한 마디로 현재와 어찌나 비슷한지, 나쁜 쪽이든 좋은 쪽이든 어이가 없을 정도로 똑같다고 전문가들이 소리 높여 주장할 정도다.
영국 옥좌는 턱살이 두툼한 왕과 못생긴 왕비가 차지하고 프랑스 옥좌는 턱살이 두툼한 왕과 잘생긴 왕비가 차지했다. 두 나라 모두 귀족 집단은 기득권을 거머쥐고 자신들이 영원히 행복하게 살 거라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 its noisiest authorities를 전문가라고 번역했으며, the lords of the State preserves of loaves and fishes, 즉 빵과 물고기를 기득권이라고 번역했습니다.


[펭귄클래식]

최고의 시절이자 최악의 시절, 지혜의 시대이자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믿음의 세기이자 의심의 세기였으며, 빛의 계절이자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면서 곧 절망의 겨울이었다. 우리 앞에는 모든 것이 있었지만 한편으로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는 모두 천국으로 향해 가고자 했지만 우리는 엉뚱한 방향으로 걸어갔다. 말하자면, 지금과 너무나 흡사하게, 그 시절 목청 큰 권위자들 역시 좋은 나쁘든 간에 오직 극단적인 비교로만 그 시대를 규정하려고 했다. 
영국의 왕좌에는 턱이 큰 왕과 못생긴 왕비가 앉아 있었고, 프랑스의 왕좌에는 턱이 큰 왕과 아름다운 왕비가 앉아 있었다. 그리고 빵과 생선을 쟁여 놓고 사는 두 나라 모두의 귀족들은 당시의 전반적 상황이 영원하리라 확신했다.

 

>>> the lords of the State preserves of loaves and fishes, 즉 빵과 생선을 원문에 충실하게 번역했습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원문에 가장 충실한 출판사는 창비와 펭귄클래식입니다. 나머지 출판사들은 엇비슷한 것 같습니다.

 

원문에 충실한 출판사를 선택하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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