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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공부가 돈이 되는 시간

하루키가 극찬한 헤밍웨이의 소설,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제대로 번역한 출판사는?

by 북노마드 2021.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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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첫 장편소설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출처 :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hongcouple&logNo=221672678176

말할 필요 없이 세계가 인정한 대문호입니다. 이런 세계문학고전을 읽는 것은 인간 심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습니다. 사람 심리에 정통하면 직장생활에서도, 개인적으로 하시는 사업에서도 눈부신 성과로 이어지리라 믿습니다. 그야말로 "문학 공부가 돈이 되는 순간"이 찾아오리라 믿습니다.

 

그의 책을 출판사별로 읽어 봤습니다.

번역은 반역이라는 우스개소리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번역 따위야,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으나,

그걸 가리는 시간에 한자라도 더 읽는 게 남는거라 생각했는데,

저자의 의도를 차치하더라도,
번역에 따라 책(*소설)의 내용이 얼마큼 다르게 독자에게 읽힐 수 있는지, 새삼 깨닫는 요즘이라,
요즈음 읽고 있는 헤밍웨이의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번역 비교 시작해 보겠습니다.


번역을 가리는 시간에 책을 읽으면 시간이 남지만,

제대로 된 번역을 읽는 게 기억이 남는다!


[영어원문] 

 

CHAPTER 1

Robert Cohn was once middleweight boxing champion of Princeton. Do not think that I am very much impressed by that as a boxing title, but it meant a lot to Cohn. He cared nothing for boxing, in fact he disliked it, but he learned it painfully and thoroughly to counteract the feeling of inferiority and shyness he had felt on being treated as a Jew at Princeton. There was a certain inner comfort in knowing he could knock down anybody who was snooty to him, although, being very shy and a thoroughly nice boy, he never fought except in the gym. He was Spider Kelly's star pupil. Spider Kelly taught all his young gentlemen to box like featherweights, no matter whether they weighed one hundred and five or two hundred and five pounds. But it seemed to fit Cohn. He was really very fast. He was so good that Spider promptly overmatched him and got his nose permanently flattened. This increased Cohn's distaste for boxing, but it gave him a certain satisfaction of some strange sort, and it certainly improved his nose. In his last year at Princeton he read too much and took to wearing spectacles. I never met any one of his class who remembered him. They did not even remember that he was middleweight boxing champion.


[민음사]

 

로버트 콘은 한때 프린스턴 대학의 미들급 챔피언이었다. 그런 챔피언 타이틀에 내가 크게 감동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말기 바란다. 그러나 콘에게는 무척 중요한 일이었다. 하기야 그도 권투를 조금도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또 실제로는 권투를 싫어했지만, 프린스턴 대학 시절에 유대인 취급을 받으면서 느낀 열등감과 내성적인 성격을 극복하려고 몹시 고생하면서도 철저하게 권투를 배웠던 것이다. 건방지게 구는 녀석은 누구든지 때려눕힐 수 있다고 생각하니 얼마만큼은 마음이 후련해졌다. 물론 굉장히 수줍어하는 성격인 데다 더할 나위 없이 착한 젊은이였기 때문에 체육관 말고 다른 장소에서 주먹을 휘두르는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콘은 스파이더 켈리가 가장 아끼던 제자였다. 스파이더 켈리는 젊은 제자들의 체중이 70킬로그램 정도건 110킬로그램이 넘건 하나같이 페더급 선수처럼 권투하도록 가르쳤다. 하지만 이런 가르침은 콘에게는 안성맞춤인 것 같았다. 실제로 그는 굉장히 주먹이 발랐다. 그의 실력이 아주 뛰어났기 때문에 스파이더는 곧 강한 선수와 맞붙게 하여 그의 코를 영원히 납작코가 되도록 만들어 놓고 말았다. 이 때문에 콘은 권투를 더욱 싫어하게 되었지만, 어떤 이상야릇한 종류의 만족감을 느끼게 된 것도 사실이었다. 또 그 때문에 납작해졌던 코도 확실히 점차 회복되었다. 프린스턴 대학의 마지막 학년에 콘은 책을 너무 많이 읽은 탓에 시력이 나빠져 안경을 쓰게 되었다. 나는 콘을 기억하고 있는 동차앵을 단 한 사람도 만난 일이 없다. 동창생들은 그가 미들급 챔피언이었다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시공사]

 

로버트 콘은 한때 프린스턴 대학의 미들급 권투 챔피언이었다. 내가 그 타이틀을 대단하게 여겼다고는 생각하지 마라. 하지만 콘에게는 대단한 일이었다. 그는 권투를 전혀 좋아하지 않았고, 사실은 싫어했다. 하지만 그는 프린스턴 대학에서 유대인으로서 차별을 받으면 느낀 열등감과 부끄러움을 없애기 위하여 고통스럽고 철저하게 권투를 배웠다. 누구든 건방지게 굴면 때려눕힐 수 있다는 것은 다소 위안이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매우 수줍음이 많고 철두철미하게 점잖은 청년이라 체육관 밖에서는 절대 싸우지 않았다. 그는 스파이더 켈리의 애제자였다. 스파이더 켈리는 자기 제자들이 몸무게가 105파운드건 205파운드건 간에 모두 페더급 선수처럼 권투하도록 가르쳤다. 하지만 콘에게는 그게 맞는 듯했다. 그는 정말로 동작이 날랬다. 그가 너무 잘하자 스파이더는 즉석에서 그와 훨씬 센 선수를 시합에 붙였고, 덕분에 콘의 코는 영원히 납작해졌다. 그 일로 콘은 권투를 더 싫어하게 됐지만, 한편으로는 여기서 어떤 기이한 만족감을 느꼈다. 그리고 코는 확실히 전보다 더 보기 좋아졌다. 프린스턴에서의 마지막 해에 그는 책을 너무 많이 읽어서 안경을 쓰게 되었다. 그의 동창생들 중 그를 기억하는 사람을 나는 한 명도 만나보지 못했다. 그들은 그가 미들급 권투 챔피언이라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1. 하드보일드체의 관점 : 헤밍웨이는 간결하고 건조한 문체, 즉 하드보일드체로 유명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비교해보겠습니다.

 

1) 원문 :  he never fought except in the gym

2) 민음사 :  체육관 말고 다른 장소에서 주먹을 휘두르는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

3) 시공사 : 체육관 밖에서는 절대 싸우지 않았다.

 

1) 원문 : In his last year at Princeton he read too much and took to wearing spectacles. 

2) 민음사 : 프린스턴 대학의 마지막 학년에 콘은 책을 너무 많이 읽은 탓에 시력이 나빠져 안경을 쓰게 되었다. 

3) 시공사 : 프린스턴에서의 마지막 해에 그는 책을 너무 많이 읽어서 안경을 쓰게 되었다. 

 

>> 눈으로 딱 봐도 시공사의 번역문이 길이가 짧습니다. 민음사는 원문에서 심플하게 표현한 단어를 비유적으로 번역하여 길어졌습니다. 이를테면 원문 fought(fight의 과거형)을 시공사에서는 "싸우다"로 직역했으나, 민음사에서는 "주먹을 휘두르는 일"로 의역했습니다. 마찬가지로 took to wearing spectacles라는 부분은 안경을 쓰게 되었다는 의미는 민음사나 시공사에서 공통적으로 번역한 부분인데, 민음사만 유독 "시력이 나빠져"라는 원문에도 없는 해석을 추가로 넣었습니다.


2. 읽히는 느낌

 

실제 헤밍웨이의 말투에 가까운 것은 "시공사"로 보입니다. 하지만 민음사 버전을 먼저 읽어서인지 시공사는 어쩐지 너무 투박해 보입니다. 헤밍웨이 원문과 다소 거리가 있지만 - 그렇다고 원문과 큰 괴리가 있어보이지는 않습니다 - 우리말로 쉬이 읽힙니다.


3. 최종 선택

 

1) 우리말로 쉬이 읽히는 번역을 선호하신다면? 민음사

2) 헤밍웨이의 원문의 투박하고 거친 느낌을 선호하신다면? 시공사


그럼 책 많이 많이 읽으셔서 교양과 함께 행복도 더욱 깊어지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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